“속도는 기능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사용자 경험(UX)이다.”
저는 3년 차 헤비 노션(Notion) 사용자였습니다. 모든 업무 일지,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노션 데이터베이스에 넣어두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로컬 기반의 옵시디언(Obsidian)을 처음 설치할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냥 텍스트 파일 뷰어 아니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설치 후 프로그램을 실행한 지 단 1초 만에, 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 ‘0초’에 가까운 로딩 속도의 비밀
옵시디언을 실행하면 로그인 창도, 로딩 바도, 서버 연결 대기 시간도 없습니다. 아이콘을 누르면 창이 ‘팟’ 하고 뜹니다. 새 노트를 만들고 타이핑을 시작하는 데까지 걸리는 지연 시간(Latency)이 제로(Zero)입니다.
노션에서는 페이지를 이동할 때마다 미세하게 2~3초의 로딩이 걸립니다. 이것은 노션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웹 앱(Web App)’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옵시디언은 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읽는 ‘네이티브 앱’ 방식입니다.
이 미세한 차이가 쌓이면 ‘생각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머릿속 아이디어가 휘발되기 전에 화면에 박힙니다.
2. 폴더와 파일, 직관적인 ‘Inbox’ 시스템
설치하자마자 제가 가장 먼저 만든 것은 00_Inbox 폴더였습니다. 떠오르는 잡생각을 무조건 털어넣는 공간입니다.

노션은 ‘페이지 안에 페이지’가 들어가는 무한 뎁스(Depth) 구조라, 정리를 안 하면 미로가 됩니다. 하지만 옵시디언은 윈도우 탐색기처럼 [폴더]와 [파일] 구조가 눈에 보입니다.
- 노션: 데이터베이스 속의 추상적인 데이터
- 옵시디언: 내 컴퓨터 폴더에 존재하는 실제 파일 (.md)
이 물리적인 실재감이 주는 정리 정돈의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내 파일이 여기 있구나”라는 안도감을 줍니다.
3. 데이터 주권: JSON vs Markdown
개발자로서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은 데이터 저장 방식입니다.
노션의 데이터는 노션 회사의 서버에 암호화된 복잡한 코드로 저장됩니다. 만약 노션 서비스가 종료되면? 내 데이터도 증발합니다. 백업을 받아도 쓰기 어려운 HTML 뭉치일 뿐입니다.
하지만 옵시디언의 모든 글은 범용 마크다운(Markdown) 파일입니다. 옵시디언을 지워도, 메모장은 남습니다. VS Code로 열어도 되고, 메모장으로 열어도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앱 사용이 아니라 ‘데이터 통제권’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4. 누구에게 추천하는가?
만약 예쁜 템플릿과 팀 협업이 중요하다면 여전히 노션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다음 증상이 있다면 옵시디언이 처방전이 될 수 있습니다.
- 노션이 느려서 메모하기가 귀찮아졌다.
- 인터넷이 없는 비행기나 카페에서도 일하고 싶다.
- 내 일기장을 남의 서버에 두기 찝찝하다.
마무리
옵시디언을 처음 써보고 놀란 것은 기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압도적인 쾌적함(Snappiness)이었습니다. 도구가 사라지고, 오직 ‘쓰는 행위’만 남는 느낌입니다.
노션이 점점 무거워져서 고민이었던 저의 구체적인 이사 이유와 배경은 이전 글(노션이 3초씩 멈출 때 이사한 이유)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함께 읽어보시면 도구 선택에 확신이 드실 겁니다.
옵시디언으로 구축한 제 전체 메모·작업 시스템의 구조는 2026년 생산성 도구 & 워크플로우 완벽 가이드에서 한 번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싶다면 그 글을 참고해 주세요.
👉 다음 단계 학습: 옵시디언 할 일 관리 설계